이별이 그렇게 다가오나봐
평소에는 들으려고 해도 잘 들리지 않던 음악들이
요즘들어 왜 이리 귀에 멤도는지 모르겠네.
더군다나 죄다 '사랑'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 대부분이네.
팝송 조차도 It's Love라는 가사로 나를 때리네.
거기에 나는 둠칫둠칫 리듬을 타며 몸을 흔들고 있다.
나 이별 준비하는 사람 맞나.
분명 이제 한달 정도 있으면 난 혼자다.
아내와 아들 모두 떠나간 혼자다.
외롭다. 슬프다. 실패했다. 좌절된다. 후회된다.
눈에 보이는 다른 커플들이 부럽다.
눈에 보이는 다른 사람들이 웃으며 대화 나누는 모습이 부럽다.
눈에 보이는 아빠와 아들이 손 잡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.
모든 것이 다 좋아 보인다.
구석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는 나만 빼고...
그래도 이 카페 와서 처음 맛본 이 히비스커리 베리TEA가 내 옆을 지켜주네.
맨날 우중충한 커피 색만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는데,
오늘 같은 날은 이렇게 이쁜 색이 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으니,
나름 나를 위로해주는 듯 하다. 나보다 더 멋진 색을 가지고 이쁘지만,
그냥 내가 보기에는 오늘 너는 나에게 가장 멋진 친구다. 널 이름하며 '히베리'라 칭하겠다.
내 옆을 지켜주고 덜 외롭게 해 줘서 고맙다.
어쨌든 아내와 떨어져 지낸지 5일째,
4일째인가? 이제 내일 아침이면 다시 집으로 온다.
주말이면 아직 직업상 같이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온다.
어쩔 수 없이 와야만 하는 아내의 마음은 얼마나 불편하겠나.
솔직한 마음으로,
며칠 혼자 있어보니,
처음에는 좀 외롭고 보고싶기도 했는데,
얼마나 지났다고 혼자가 편해지려 한다.
혼자가 좋다는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 듯 하다.
적응되면 이보다 좋을 순 있을까 싶기도 하고.
여기에 적응을 해야 하는게 맞나 싶은게 아직도 드는 생각이지만,
어쩌겠나. 나도 살아야지...
죽도 살아난만큼,
새 인생을 살아야지.
나를 위해서, 그리고 내 아들을 위해서.
그리고 아직까지는 조금의 미련이 남아있는 아이 엄마를 위해서.
이 또한 타의적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내 처지가 불쌍하기만 하지만,
비관적이지 않으려 노력하려 한다.
좋은 게 좋은 거라고.
이제는 긍정적으로 살아가봐야지.
어둠은 더 큰 어둠을 가져오는 것 같아.
점점 나락으로 끌고 내려가는 것 같고.
그렇게 나 스스로를 굉장히 하찮은 사람으로까지 만들어버리니.
이제는 생각을 바꾸어 봐야겠어.
이별이 이렇게 다가온다 할지라도,
내가 어찌 할수 있는 건 없어.
그저 매일매일의 내 삶을 잘 살아가려 할 뿐.
이전보다 행복하려 노력하며 살아가야지 어쩌겠나.
그렇게 오늘도 짧은 글로 내 하루를 마무리 해야지.
어쩌다 잔여백신을 오늘 맞게 되었는데,
차라리 이 후유증의 고통이 정신적 고통보다 나을 것 같으니 좋다!!!
오늘도 수고했다 OO야!